2-3. 축전기와 에너지 저장
번개를 병에 담을 수 있을까?
1746년, 네덜란드 레이던 대학의 피터르 판 뮈스헨브루크(Pieter van Musschenbroek)는 놀라운 실험을 했다. 물이 담긴 유리병 안에 금속 막대를 넣고, 마찰 전기 발생기에 연결한 뒤 전기를 "채워 넣었다." 그리고 다른 손으로 병의 바깥 금속박을 만지는 순간 — 그는 팔 전체가 마비되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. 뮈스헨브루크는 편지에 이렇게 썼다고 전해진다. "프랑스 왕국 전체를 준다 해도 이 실험을 다시 하지 않겠다."
이 장치가 바로 레이던병(Leyden jar) — 인류가 처음으로 만든 전기 에너지 저장 장치이다. 오늘날의 말로 하면, 축전기(capacitor)의 원조인 셈이다.
축전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분의 스마트폰 안에 수백 개가 들어 있다. 카메라 플래시가 "충전 중"이라고 뜨다가 번쩍 터지는 것도 축전기다. 전기 자동차의 회생제동 시스템, 제세동기(심장 충격기), 심지어 터치스크린까지 — 모두 축전기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다.
그렇다면 축전기는 어떻게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는 걸까? 그리고 그 에너지는 정확히 어디에 담겨 있는 걸까?
이번 절의 핵심 질문: 전기 에너지를 저장한다는 것은 무엇이며, 그 에너지는 어디에 존재하는가?