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-2. 제2법칙: 엔트로피 — 무질서도는 증가한다
깨진 달걀은 왜 다시 붙지 않는가?
영상을 거꾸로 돌려 본 적이 있는가? 사람이 뒤로 걸어가고, 떨어진 물이 컵으로 다시 올라가고, 깨진 접시가 조각들이 모여 원래대로 복원된다. 우리는 이것을 보는 순간 **"거꾸로 돌린 영상이다"**라고 즉시 알아챈다. 왜? 현실에서는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니까.
그런데 여기서 잠깐 생각해 보자. 앞 절(2-1)에서 배운 열역학 제1법칙 — 에너지 보존법칙은 이런 "거꾸로 되는 일"을 금지하는가?
- 바닥에 깨진 달걀의 조각들이 모여서 다시 온전한 달걀이 되는 과정. 에너지 보존에 위배되는가? 아니다. 조각들의 운동 에너지와 위치 에너지의 합이 보존되기만 하면 된다.
- 차가운 커피가 저절로 뜨거워지면서 테이블이 차가워지는 과정. 에너지 보존에 위배되는가? 아니다. 테이블이 잃은 에너지만큼 커피가 얻으면 에너지 총량은 같다.
- 바닥에 흩어진 유리 파편들이 갑자기 모여서 멀쩡한 유리잔이 되는 과정. 에너지 보존에 위배되는가? 아니다.
에너지 보존법칙은 이 모든 일을 허용한다. 그런데 현실에서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.
이것은 자연에 에너지 보존 말고도 또 다른 규칙이 있다는 뜻이다. 에너지의 양뿐만 아니라, 에너지 변환의 방향을 지배하는 더 깊은 법칙이 존재한다는 뜻이다.
핵심 질문: 자연은 왜 한 방향으로만 진행하는가? 시간에 방향이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?
이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열역학 제2법칙이다. 물리학에서 가장 심오하고, 가장 보편적이며, 어쩌면 가장 철학적인 법칙.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