HAM Archive
중급연구하는 HAM 쌤2026-03-28

2-3. 보즈-아인슈타인 응축 — 원자들이 한목소리를 내다

절대영도 근처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일

상상해보자. 공원 잔디밭 위에 수천 명의 사람이 서 있다. 각자 제멋대로 걸어 다니고 있다. 누군가는 동쪽으로, 누군가는 서쪽으로, 누군가는 빙글빙글 돌고 있다. 위에서 내려다보면 그저 무질서한 군중일 뿐이다.

그런데 온도를 극단적으로 낮추면 — 그러니까 사람들의 에너지를 거의 0에 가깝게 빼앗으면 — 어떤 일이 벌어질까?

페르미온이라면 (앞 절에서 배웠듯이) 좌석 규칙 때문에 각자 서로 다른 자리에 차곡차곡 쌓여야 한다. 하지만 보손이라면?

보손에게는 그런 규칙이 없다. 에너지가 충분히 낮아지면, 수천 명 — 아니, 수백만 명 — 이 갑자기 한 사람처럼 움직이기 시작한다. 정확히 같은 자리, 같은 방향, 같은 속도. 수백만 개의 원자가 하나의 거대한 양자 물체가 되는 것이다.

이것이 보즈-아인슈타인 응축(Bose-Einstein Condensation, BEC)이다. 아인슈타인이 1924년에 이론적으로 예측하고, 71년이 지난 1995년에야 실험으로 확인된 — 물리학에서 가장 기묘하고 아름다운 양자 현상 중 하나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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