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-3. 블랙홀 —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는 곳
우주에는 한번 들어가면 절대로 나올 수 없는 곳이 있다.
감옥이 아니다. 벽도 없다. 문도 없다. 단지 시공간이 너무 심하게 휘어져서,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든 — 설령 빛의 속도로 달려도 — 탈출이 불가능한 영역이다. 그 안에서는 "바깥으로 나가는 방향"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. 마치 시간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듯, 공간도 한 방향(안쪽)으로만 향한다.
이 기묘한 천체의 이름은 블랙홀(black hole)이다.
그리고 2019년 4월, 인류는 역사상 처음으로 블랙홀의 그림자를 직접 사진으로 찍는 데 성공했다.
지금까지의 이야기
앞 절에서 우리는 중력이 시간을 느리게 만든다는 놀라운 사실을 배웠다. 중력 적색편이 — 강한 중력에서 빠져나오는 빛은 진동수가 낮아진다. GPS 위성의 시계가 하루에 38마이크로초씩 어긋나는 것도 같은 원리였다.
그런데 그 절의 마지막에 우리는 자연스러운 질문을 던졌다. 중력이 점점 더 강해지면 어떻게 되는가? 적색편이가 점점 커지다가, 극한에 이르면? 빛의 진동수가 0이 되어 빛이 아예 나오지 못하는 곳이 존재할 수 있는가?
답은 "그렇다"이다. 그리고 그 답은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론을 발표한 지 불과 몇 주 만에, 전쟁터에서 나왔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