3-2. 측정과 파동함수 붕괴 — 관측이 결과를 결정한다
달을 보지 않으면, 달은 거기에 있는가?
아인슈타인은 어느 날 동료 물리학자 에이브러햄 파이스(Abraham Pais)와 함께 산책을 하다가, 뜬금없이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:
"자네는 정말로, 달을 보지 않을 때도 달이 거기에 있다고 믿나?"
농담 같은 질문이지만, 아인슈타인은 진지했다. 그가 문제 삼은 것은 양자역학이 말하는 놀라운 주장이었다 — "측정하기 전에는 물리적 성질이 확정되어 있지 않다."
앞 절에서 우리는 전자가 두 상태에 동시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. 스핀이 위쪽이면서 동시에 아래쪽인 상태, . 중첩은 자연의 실제 작동 방식이며, 간섭 현상이 그 증거라는 것도 확인했다.
그런데 여기서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. 이 전자의 스핀을 측정하면, 결과는 언제나 하나다. 위쪽이거나, 아래쪽이거나. 절대로 "위쪽이면서 동시에 아래쪽"이라는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.
그렇다면 중첩은 어디로 간 것인가? 측정 전에 분명히 존재하던 중첩 상태가, 측정하는 순간 사라지고 하나의 확정된 결과만 남는다. 마치 요술처럼.
이것이 양자역학에서 가장 깊고, 가장 논쟁적이며, 지금까지도 완전히 풀리지 않은 문제이다. 물리학자들은 이것을 **측정 문제(measurement problem)**라고 부른다.
이 절의 핵심 질문: "중첩 상태에 있던 입자를 측정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? 측정은 왜, 그리고 어떻게 중첩을 깨뜨리는가?"