HAM Archive
입문함세준

3-2. 제2법칙: 엔트로피 — 왜 깨진 컵은 저절로 다시 붙지 않을까


지난 절에서 우리는 열역학 제1법칙을 만났어. "에너지는 만들 수도 없앨 수도 없다 — 형태만 바뀔 뿐이다." 완벽해 보이는 법칙이지? 그런데 이 법칙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아주 이상한 현상이 있어. 뜨거운 커피가 식는 건 제1법칙으로 설명되지만, 식은 커피가 저절로 다시 뜨거워지는 것도 제1법칙에는 어긋나지 않거든. 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아. 왜일까? 여기에는 우주의 가장 깊은 비밀이 숨어 있어.


영화를 되감기하면 — 뭔가 이상하다

재미있는 상상을 하나 해보자.

친구가 찍은 동영상을 거꾸로 재생한다고 해봐. 어떤 장면이 나올까?

  •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 난 컵의 파편들이 갑자기 모여서 완벽한 컵이 된다.
  • 식탁 위에 쏟아진 우유가 거꾸로 흘러 다시 컵 안으로 들어간다.
  • 수영장에 뛰어든 사람이 물속에서 튀어 올라 다이빙대 위에 착지한다.
  • 재가 된 종이에 불꽃이 붙더니 새하얀 종이로 되돌아간다.
네 칸짜리 만화. (1) 컵 파편이 공중으로 올라가 컵으로 합체 (2) 쏟아진 우유가 컵으로 되돌아감 ...
네 칸짜리 만화. (1) 컵 파편이 공중으로 올라가 컵으로 합체 (2) 쏟아진 우유가 컵으로 되돌아감 ...

이 장면들을 보면 우리는 즉시 "이건 거꾸로 재생한 거잖아!"라고 알아챈다. 당연히 현실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니까.

그런데 여기서 정말 이상한 점이 있어.

지난 절에서 배운 열역학 제1법칙(에너지 보존)만 놓고 보면, 이 모든 "거꾸로 재생" 장면은 법칙에 어긋나지 않아!

  • 컵 파편이 모여서 컵이 될 때? → 에너지 총량은 그대로야. ✓
  • 우유가 거꾸로 흘러 컵으로 들어갈 때? → 에너지 총량은 그대로야. ✓
  • 재에서 종이가 복원될 때? → 에너지만 따지면 가능해. ✓

에너지 보존법칙은 이 모든 것을 "안 된다"고 말하지 않아. 그런데 현실에서는 절대 일어나지 않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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