4-3. 중성미자 — 유령 같은 입자
반물질은 존재하지만 거의 사라졌고, 암흑 물질은 존재하지만 볼 수 없어. 이번에 만날 주인공은 또 다른 의미로 "유령 같은" 입자야. 존재하는 것도 알고, 볼 수도 있는데, 이 녀석은 모든 것을 유령처럼 그냥 통과해버려. 지금 이 순간에도 수조 개가 네 몸을 관통하고 있는데, 너는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어.
지금 이 순간, 네 몸을 통과하고 있는 것
상상해봐
지금 네가 이 책을 읽고 있는 이 순간, 매초 약 1000조 개의 입자가 네 몸을 관통하고 있어.
1000조. 1,000,000,000,000,000개.
낮에도, 밤에도, 잠을 자고 있을 때도, 밥을 먹고 있을 때도. 365일 24시간 쉬지 않고.
그런데 너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해. 아프지도, 간지럽지도, 따뜻하지도 않아. 이 입자들은 네 몸을 이루고 있는 원자와 거의 반응하지 않고 그냥 통과해버리거든.
이 입자가 얼마나 잘 통과하느냐면 — 네 몸만 통과하는 게 아니야. 지구 전체를 통과해. 위에서 들어와서 아래로 빠져나가. 심지어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것이 지구를 뚫고 네 발바닥을 관통해서 하늘로 날아가기도 해.
벽도, 산도, 바다도, 지구 자체도 이 입자에게는 투명한 유리나 마찬가지야.
이 유령 같은 입자의 이름이 바로 중성미자(영문: neutrino, 뉴트리노)야.
쉽게 말하면: 중성미자는 전기적 전하가 없고, 질량이 거의 없어서, 다른 물질과 거의 반응하지 않고 모든 것을 통과하는 입자야.

놀라운 사실! 중성미자를 막으려면 납 벽을 1광년(빛이 1년 동안 가는 거리, 약 9조 5천억 km) 두께로 세워야 겨우 절반쯤 막을 수 있어. 사실상 뭘로도 막을 수 없다는 뜻이야!