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-1. 에너지 양자화 — 계단 위의 입자 (무한 사각 우물)
"자연은 도약한다." — 막스 플랑크, 양자론의 아버지
도입: 네온사인의 수수께끼
밤거리를 걷다 보면 형형색색의 네온사인이 눈에 들어온다. 빨간색, 파란색, 초록색...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. 네온사인의 빛은 "모든 색"이 아니라, 특정한 색만 방출한다. 백열등처럼 무지개의 모든 색을 섞어 하얀 빛을 내는 것이 아니라, 마치 정해진 색 목록에서 골라 쓰는 것처럼 보인다.
왜일까? 왜 원자는 아무 에너지의 빛이나 내지 못하고, 딱 정해진 에너지의 빛만 내는 것일까?
이 질문의 답이 바로 에너지 양자화(energy quantization)이다. 그리고 이 놀라운 현상을 가장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는 모형이 바로 이 절에서 다룰 "상자 속 입자"(무한 사각 우물, infinite square well)이다.
이 간단한 모형 하나만 제대로 이해하면, 왜 원자가 특정 색의 빛만 방출하는지, 왜 전자가 아무 에너지나 가질 수 없는지, 나아가 왜 물질이 안정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지까지 이해할 수 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