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-2. 터널링 — 벽을 통과하는 입자 (알파 붕괴, 전자 현미경)
"양자역학의 세계에서 벽은 절대적인 장벽이 아니다. 그것은 단지 '통과하기 어려운 곳'일 뿐이다."
도입: 불가능한 탈출
감옥에 갇힌 사람을 상상해보자. 벽은 단단한 콘크리트이고, 문은 잠겨 있으며, 창문도 없다. 이 사람이 벽을 뚫고 밖으로 나올 수 있을까? 상식적으로 대답은 당연히 "불가능하다"이다. 에너지가 부족해서 벽을 넘을 수 없다면, 그 안에 영원히 갇혀 있어야 한다.
그런데 만약 이 사람이 전자만큼 작다면,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.
양자역학의 세계에서는 에너지가 벽을 넘기에 부족한데도 입자가 벽 반대편에 나타날 수 있다. 마치 유령이 벽을 통과하듯이. 이것은 비유가 아니라 실험으로 검증된 사실이다. 그리고 이 현상은 태양이 빛나는 이유이고, 방사성 원소가 붕괴하는 원리이며, 원자를 하나하나 "볼 수 있는" 현미경을 가능하게 한 것이기도 하다.
이 놀라운 현상의 이름은 양자 터널링(quantum tunneling)이다.
지금까지의 이야기
바로 앞 절(2-1절)에서 우리는 무한 사각 우물(무한히 높은 벽 사이에 갇힌 입자)을 살펴보았다. 그 모형에서 벽은 완벽했다 — 높이가 무한대여서 입자가 절대로 빠져나갈 수 없었다. 그 결과 에너지 양자화라는 놀라운 현상을 발견했다.
하지만 현실에서 벽은 완벽하지 않다. 원자핵 안의 양성자와 중성자를 묶어두는 핵력의 "벽"도, 반도체 속 전자를 가두는 퍼텐셜 장벽도 높이가 유한하다.
벽이 유한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?
고전역학의 답은 단순하다: 입자의 에너지가 벽 높이보다 낮으면 벽을 넘을 수 없다. 끝.
그런데 양자역학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한다.